서울에 위치한 계성고등학교 1학년 이연희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 1월 18일, 같은 고등학교에서 일본어를 공부하는 1학년 친구들과 함께 아코피아 카페로 봉사활동을 하러 갔습니다. 가기 전에 그 곳이 어떤곳인지 들었는데, '아시아희망캠프기구가 주최한 프로그램' 중 '아코피아'는 국제교류와 다문화공생을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1999년부터 한일교류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곳으로 우리도 일본 친구들과 교류를 하기 위해 그곳으로 간다고 들었습니다. 출발하기 전 들었던 일본어 수업시간부터 잔뜩 설렘으로 가득찼습니다. 빨리 일본 친구들을 만나고 싶고,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머릿속은 들떴습니다.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택시를 타고 온 지우와 저는 후에 바로 도착한 일본 친구들을 먼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일본어 말하기 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지우는 일본 친구들에게 먼저 말도 걸며 입을 트고 있었습니다. 저는 자신감이 부족해서 인지, 말할 수 있는 부분도 놓지며 지우만을 바라봤습니다. 뒤이어 우리 학교 친구들이 도착할 때 까지 저는 한마디도 제대로 나누지 못했습니다.
친구들이 모두 도착하고 저희는 차례대로 자기소개를 하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먼저 우리 쪽부터 인사를 시작했는데, 한국 친구들은 일본어로, 일본 친구들은 한국어로 서툴지만 또박또박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자기소개 중 특이하게 나이를 말할 때 한국과 일본이 나이 세는 법이 달라 신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저희 나라는 태어날 때 부터 1살을 먹고, 년도가 올라가면서 1살씩 더해가는 [세는 나이]를, 일본은 태어나고 0살이며 생일이 지날 때마다 1살을 먹는 [만 나이]를 쓰고 있어서 그런 거라고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모두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나눈 후 각자 테이블에 앉은 친구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내 앞에 앉은 친구는 '마이카'와 '아유' 로 각각 중2, 고1이라고 했습니다. 천천히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지만 좀처럼 공통인 관심사가 나오지 않아, 막막하기만 하였습니다. 마이카와 마유가 어떻게 해서든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도움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k-pop을 좋아하는 마이카와 마유와는 다르게 우리는 애니쪽에 관심이 더 많아 곤란하던 와중에 보인 그 모습은 참으로 고맙고 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배우는 일본어 교재를 보여주고 도움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중간에 친구의 도움으로 카카오톡 아이디를 받으며 후의 소통의 길도 얻었습니다! (일본은 카카오톡보다는 라인을 더 많이 사용한다고 들어 라인아이디를 묻는 친구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라고 한글로 보내니 '안녕하세요'라고 한글로 답변해주기도 하였습니다.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한국 게임을 하며 놀게 되었습니다. 먼저 학생들이 즐겨하는 간단한 게임들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손병호 게임과 공공칠빵 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설명부터가 막막해 어떻게 해야 할 지 조금 눈치를 보았지만, 일본 친구들 중에서 그 게임을 아는 사람이 있어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손병호 게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툰 한국말과 조금의 일본어를 섞어 손병호 게임을 하니 한국어로만 했던 손병호 게임과 조금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다음으로, 공공칠빵을 하게 되었는데, 공공칠빵은 처음에는 한국어 [공공칠빵], 나중에는 일본어인 [제로제로나나 빵]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인 공공칠빵 보다 제로제로나나빵이 입에 착착 붙는 건 기분탓이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한 게임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한국의 전통놀이인 [윷놀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윷놀이도 설명부터 막혔는데, 마이카가 자기 학교 한국 문화 체험 시간에 이 윷놀이를 한 적이 있다고 하면서 이번에도 규칙설명을 도움을 받아 하게 되었습니다. 전에 했던 게임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룰이고, 전혀 접한적도 없는 친구들도 있어서 조금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들이 보였지만 금세 모두들 윷을 던지며 즐겁게 놀았습니다.
윷놀이는 하는 도중에 아까 저녁으로 시켜주셨던 '피자'와 '치킨'이 배달왔습니다. 모두들 윷놀이를 치우고 닭다리를 하나씩 잡으며 입으로 가져가 먹었습니다. 치킨은 양념반 후라이드 반이었는데 일본 친구들은 매운것을 잘 못 먹는 모양인지 하나같이 후라이드 치킨을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피자를 먹을 때도 핫소스는 뿌려먹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 저녁을 맛있게 먹은 다음, 마지막으로 카페에 준비되어있던 '노래방 마이크'를 가지고 일본 노래와 한국 노래를 부르며 놀았습니다. 한국 친구들과는 다르게 일본 친구들은 노래를 들을 때도 조용했는데, 처음부터 마지막 활동까지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친절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 사진으로 모든 활동을 마치고 카페를 나설 때에도 일본 친구들은 누구 하나 먼저 나가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것이 배려의 의미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활동하는 내내 너무 친절하고 좋은 인상이라고 느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보리라고 생각하며 활동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