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더 큰 세상에 눈을 뜨게 만들다
10월 1일 출국, 한일 포럼이 주최하고 코리아 플라자 히로바가 주관하여 실시한 4개월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하여 일본 구마모토로 향했다. 떨리는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 처음으로 타지에서 가족과 오랫동안 떨어져보는 것이라서 사실 걱정이 앞섰다.
10월 한 달간은 구마모토 국제교류회관에서 일본어 수업을 들었다. 일본에서 일본인 선생님들께 직접 배우는 일본어, 내가 한국에서 단순히 시험공부를 위해 공부한 일본어는 부족해도 너무 부족했다. 처음부터,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공부했다. 선생님들께서 너무 친절하시고 정성스럽게 가르쳐주셔서 감사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무섭게 빨리 지나갔고 한국에서 2년 동안 공부한내용보다 한달 동안 이 곳에서 배운 일본어가 훨씬 더 많은 느낌이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직접 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생활 언어들도 한 몫 했다.
11월부터는 인턴을 시작했다. 내가 인턴을 하게 된 곳은 국제 교류 회관 안에 있는 카페이다. 커피나 여러 가지 음료를 파는 곳이다. 일하는 분은 점장님을 포함하여 총 두 명 더 계시고 사무실에 두 분이 더 계셔서 일손이 부족할 때 도와주시는 분이 계신다.나를 포함한 한국인 인턴 두 명까지 총 세 명이 일하게 되었다. 일하는 시간은 하루에 7시간이고 그 중에 1시간은 쉬는 시간이다. 오전타임과 오후타임으로 나누어지고 카페이기 때문에 주말에도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나의 부족한 일본어로 인해 의사소통과 기본적인 인사, 심지어 메뉴 이름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일본은 한국과 비교하여 일상 생활에서 수 많은 인사말이 있고 손님에게도 모두 경어를 쓰고 계산할 때도 쓰는 말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배워야 할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손님들도 굉장히 다 친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바로 일본의 문화구나 하고 느꼈다. 일본은 상대방에게 항상 공손하고 상냥하게 한다. 손님들이 워낙 친절하다 보니 커피를 만들고 판매하는 입장에서 더 예의를 갖추고 웃으면서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일이 익숙해지고 일본어에 욕심이 생겨서 더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다 보니 처음보다 훨씬 편안한 기분으로 일 할 수 있었다. 같이 일하는 분들도 다들 너무 친절하시고 뭔가 궁금한 점이나 힘든 점이 있으면 잘 들어주시고 신경 써주셨다.
일 자체는 어렵지 않다. 커피를 내리는 것도 스무디를 만드는 것도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도 한국에서 모두 했던 일이었고 레시피만 알면 누구나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대부분 손님이 너무 없어서 한가한 편이라서 할 일을 찾아서 해야 할 정도였다. 일을 하면서 일본어는 한달 동안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배운 것보다 훨씬 많이 늘었다. 손님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어야 했고 같이 일하는 분들께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공부 해야 했다.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고 몸으로 느끼면서 배웠다.
일본은 잠깐 화장실에 가더라도, 휴식을 가더라도 항상 인사를 하고 인사를 해준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라도 눈을 마주치면 수고한다고 인사를 한다. 처음에는 입에 붙이기가 참 어려웠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인사가 좋아지고 내가 먼저 하게 되었다.
점심에는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데 일본은 벤또 문화가 매우 발달해있다. 같이 일하는 분들이 직접 싸온 벤또는 정말 미적으로도 엄청 예뻤다. 한국에서는 점심은 거의 회사 사람들과 나가서 사먹거나 회사 식당에서 데 그게 다른 점이다.
우리 카페에는 커피를 모두 핸드 드립으로 내리는 데 그래서 라떼가 없다. 샷을 뽑는 게 아니라 커피 자체를 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한다. 그래도 정성을 들인 만큼 손님들이 맛있게 마셔주시면 기쁘다.
그리고 샌드위치도 하나하나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시간이 걸린 만큼 정말 맛이 좋다. 들어가는 재료들도 우리 가게에서는 가장 좋은 재료들로만 만들고 청결에도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써서 가격이 조금 비싸도 믿고 먹을 수 있는 있다. 나도 같이 일하면서 신메뉴를 만들거나 시식을 하며 더 좋은 레시피로 바꾸어 나가는 과정에서 다 같이 모여서 시식을 하는데 모든 메뉴에 정성이 들어간 만큼 맛이 좋다.
일본에서 인턴쉽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들이 살아가는 질서와 문화, 생활 방식, 한국과 아주 가깝지만 많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배워야 할 점도 많다고 생각했다. 남을 배려하고 작은 일에도 정성을 들이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상에 대한 시선이 넓어진 느낌이다. 구마모토를 통해서 더 큰 세상을 보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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