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2회 한일미래포럼에 통역원으로 참가한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규리라고 합니다.
제가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기존미디어와 한일관계’라는 포럼테마 때문이었습니다.
한일교류라는 목적으로 가진 행사들은 이전부터 수없이 많았었고 지금까지도 행해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취지는 서로의 문화나 언어를 교류를 통해 조금 더 친밀해지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의도 또한 무척이나 좋지만, 행사 참가자들을 살펴보면 이전부터 한국과 일본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언제까지나 언어교환을 통한 친목도모였습니다. 그에 비해 근본적으로 한국과 일본 관계에 뿌리깊게 잡고있는
문제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행사는 별로 없었습니다. 특히나 현재 2~30대인 젊은 세대들이 말이죠. 작년 1년간의 일본 유학 생활을 통해 느꼈던 점 중 하나가 한국과 일본은 다른 나라보다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양
국의 민감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그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자 하는 태도를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대부분 감정적인 대응으로 서로 간의 관계를 깎아 내리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경우나, 혹은 서로에 대해 우호적인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직면해야할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과연 어디서 형성되었으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일까, 바로 미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전보다 더 많은 미디어매체와 컨텐츠들을 통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토픽까지 쉽게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올바르지 못한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인것 마냥 받아들여질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닌 것도 미디어라는 수단입니다. 이러한 미디어의 성격과 한일관계에 대해 양 국의
대학생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토론자로써 참석한 자리는 아니였지만 양 국의 대학생들의 진실된 이야기를 듣고싶은 마음에 한일포럼이 주최하고 코리아플라자 히로바가 주관하여 실시한 ‘한일미래포럼’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한일미래포럼’은 12월 20일부터 21일, 1박2일 간 진행되었는데요.
사사야마 실행위원장의 간단한 행사소개와 취지발표에 이어 양 국 대표자 분들의 인사말 후, 카이세 아키히코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님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카이세 아키히코 서울지국장님의 강연 메세지는 '주체적인 수용태도를 갖추자'는 것이었습니다. 신문사의 상업주의로 인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쉽게끔, 자극적인 타이틀의 기사들이 팽배하는 요즘, 그 자극성만을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기사를 받아들이는 구독자, 우리가 먼저 능동적인 태도를 지녀야만 서로간의 오해를 줄일 수 있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지금까지도 언론계에 활동하고 계시는 카이세 아키히코 지국장님의 강연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언론매체에 대한 역사나 현황과 같은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하나의 토픽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어떻게 기사를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참고자료 또한 무척이나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현 언론인이 생각하고 있는 다른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하셨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양 국 참가자들의 토론주제 관련하여 참고가 될 중요한 강연이었기 때문에 통역자로써 하나하나
전달해야겠다는 압박이 심했던 탓인지, 당황한 나머지 도중에 결국 다른 통역분들에게 통역을 맡겨버렸는데요. 개인적으로 이 점이 아직까지도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입니다ㅠ_ㅠ
이렇게 강연을 마친 뒤 약간의 휴식시간을 가지고 바로 첫번째 그룹워크를 시작했습니다. 6개 그룹으로 나뉘어 각 그룹별로 통역분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그룹워크에서는 우선 한국참가자와 일본참가자들로 나누어 한국인참가자들은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인의 이미지'에 대해서, 반대로 일본인 참가자들은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일본의 이미지'를
자유롭게 적은 후, 다시 교환하여 OX△로 표시해가며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느정도 교류가 빈번하게 이루어져오고, 그 외에도 미디어 매체로 많이 접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인들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공감가는 키워드들이 적혀있을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 참가자들과 일본인 참가자들의 전체적인 의견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확실히 맞다/아니다 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거 같다' 였습니다. 이 부분에서 흥미로웠던 점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상대적인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왜 여태껏 일반화/전체화시켜 생각해왔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룹원들과의 토론 결과, 일반화/전체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접하고 있는 미디어에서 보도하는
한국,일본과 관련된 내용들이 당연히 객관성/신뢰성이 있다고 판단, 그 정보들을 그대로 수용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하여 형성되는 의견에서 서로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나름대로의 객관성을 가지고 정보를 수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첫번째 그룹워크를 통해 이렇게 차이점을 알게 되어서 놀라웠습니다. 좀 전의 카이세
아키히코 서울지국장님의 메세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그룹워크였습니다. 첫째 날이 지나기 전, 그룹워크와는 다른 팀원으로 그룹을 만들어 좌담회를 했는데요. 그룹워크와는 다르게
정치/문화/경제/사회/등 여러 주제를 가지고 자유롭게 발언 할 수 있었습니다. 토론 때와는 다르게 조금 풀어진 분위기에서 이루어진 좌담회에서는 각 주제에 따른 일본참가자와 한국참가자들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은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시간을 가진 후, 바로 본격적으로 두번째 그룹워크를 시작하였습니다. 첫째 날과 이어서 '기존미디어와
한일관계'라는 테마로 기존미디어에 따른 한일관계 악화의 원인과 영향, 이에 따른 해결책을 조원들과 토론 뒤에 종이에 정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첫째 날과 동일한 그룹원들과 함께 이전의
그룹워크를 했을 때 나왔었던 의문들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4조는 토론 종료시간을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의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열띤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두번 째 그룹워크의 특징은 한 그룹안에서 속해있는 참가자들의 의견교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조들의 토론내용도 함께 살펴보는 형식이었다는 것입니다.
각 그룹별마다 도출해 낸 내용을 종이에 적어 다른 조원들에게 발표하고 이에 대해 느낀점이나 의문점 등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 그룹에서 국한되지 않고 전체적인
의견들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너무 좋았습니다. 후에 다른 조원들이 생각한 피드백들을 바탕으로 토론내용에 대해 재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