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회 한일미래포럼 후기 / 김은숙



 '평화'를 슬로건으로 하는 일본의 케이센여학원대학 4학년 재학 중인 김 은숙입니다. '평화'를 주제로 하는 만큼, 필수과목으로서 '아시아평화연구' 특히 '한중일관계'에 대해 다루는 수업이 많아 자연스럽게 역사문제에 관해 관심을 두게 되었는데, 참가자로도 참여하고 싶었지만 일본어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동참하고 싶었던 저로선 아주 뜻 깊은 일이 될 것 같아, 일어통역사로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는 통역뿐 아니라 참가의 기회를 얻어 양국의 대학생들과 소통하며 의견을 제시할 수 있었기에, 정말 그 누구보다 일거양득의 보람찬 1박 2일을 보낸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한일포럼 주최, 코리아플라자히로바가 주관한 ‘한일미래포럼 2014’의 모든 구성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과연 한일관계의 미래를 허심탄회하게 말하며 입바른 소리에서 탈피할 수 있을까. 12월 20일, 21일 양일에 이루어진 ‘한일미래포럼 2014’의 취지, 그것을 대학생들이 한번 이루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이 것에 동의했습니다. 정답을 찾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한일 양국의 인식차이가 무엇인지부터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터놓고 이야기하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술적인 관점에서의 회의가 아닌, 민간의 시선으로 부터 다루는 날 것의 토론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통역자로서 어떤 답변이 나오고 이야기가 나올까 기대를 품었습니다. 통역자로서의 긴장감도 있었지만,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기대감이 긴장감만큼 넘쳤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감상문에서 강연, 그룹워크, 좌담회 순으로 느낀 것을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제 기준으로 가장 인상깊었고 중요한 일정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통역사의 입장으로서 가장 긴장감이 넘쳤던 것은 아사히 신문사에서 오신 카이세 아키히코 서울 지국장님의 강연이었습니다. 강연의 내용을 빠짐없이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미디어'에 촛점을 둔 포럼이었기에, 강연의 내용 역시 일관성이 있었으며, 일본이 보도하는 것들의 흐름과 한국 내의 일본 보도, 일본 내의 한국 보도 등 시대적인 보도 상황 및 미디어의 역할 등 언론인이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내용들을 주로 강연해주셨습니다. 인상깊었던 것은, 참고자료로 가지고 오신 '기사'들에 관해 한일 양국이 관심을 가졌고, 그 안에서는 신문들 마다 표명하고 있는 입장이 있으며, 그것이 서로의 국민에게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예는 참고자료에 있었던 아베 수상이 731 전투기에 올랐다는 기사였는데, 한국에서는 그것을 '필연'으로 일본에서는 '우연'으로써 인식이 되었다는 것에 그 차이를 느꼈습니다. 각 나라에서의 '인식'의 차이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갈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인 이웃국가들에 대한 '배려'가 있을 수 있었다는 것. 거듭된 질문과 이야기를 통하여 도출된 의견이었지만, 일본인과 한국인 모두가 그 전부에 동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후에 나온 이야기이지만, 이 주제를 가지고 그룹워크에서는 이런 인식의 차가 일어난 원인에는 '오역'과 '직역'의 문제가 결부되어 있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한국의 미디어와 일본의 미디어가 충돌할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한 번역 문제와 더불어, 이렇게 서로의 입장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이 강연을 통해 생각했습니다. 


 이어진 그룹워크에서는 통역자가 한명 씩 배치되어 통역과 참가를 동시에 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처음에 진행된 그룹워크는 일본인과 한국인이 자신들을 상대 나라에서는 어떻게 생각할까를 의논하여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들어간 조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단지 OX△를 판단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일본인의 문화차이가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서로 의견을 활발히 교환하는 것은 일본인과 한국인 양쪽 모두 같았으나, O나△를 더 많이 마킹하는 것은 일본인 쪽으로, 부정을 잘 하지 않는 일본인의 성향을 보여준다는 일본인 쪽의 의견이 있는 반면, 한국은 일본에 비해 X가 많으며 특히 역사에 관련되어서는 단호한 의견이 많았습니다. 단순히 쓰여진 내용에 따라 OX가 갈렸을 수 도 있으나 문화적인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언어, 행동 등의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다른 그룹워크에서는 이번 포럼의 주제인 '미디어'에 관해 '바람직한 한일보도'에 관해 생각해보고 다른 그룹 전원의 피드백을 받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포스터를 만들어 시각화하고, 그룹 하나 뿐만이 아닌 전체의 피드백을 포스트잇에 받아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에서, 전체적인 토론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6개의 조가 각자 다른 의견을 제시한 점이 흥미로웠고, '미디어'를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 '미디어'에 흥미가 없는 사람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어떻게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올바른가에 대해서는 전체 인원이 공통적으로 고민한 흔적이 느껴져, 다른 그룹에서 이야기했지만, 전체적으로 의논을 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상세한 해결책이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했습니다만, 교육분야, 정치분야, 정보 리테라시 등 다양한 부분에서 지적이 나오고 그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우리가 앞으로 한일보도를 받아들일 때 한번 쯤 의구심을 가지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좌담회는, 개인적으로는 이 포럼의 꽃이라고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이 곳 까지 도달하게 된 일본인과 한국인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인상깊었던 것은 어떤 참가자가 발언으로, '사람 대 사람으로써 좋아하는 것에 역사적 관계는 상관이 없다' 라는 말이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이렇게 '미래포럼'까지 개최하게 된 것에는 어떤 연유가 있었을까. 그 뿌리에는 '역사'라는 원인이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이렇게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 이후로 약 110년 전후의 일입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뒤 관계를 회복한 후부터는 '조선통신사'를 보내 문화적 교류를 하며 친밀하게 지낸 역사가 약 200년으로 관계가 틀어진 후의 역사보다 훨씬 긴데 말입니다. 그런데 한일관계에서 친밀했던 기억보다 반일, 혐한이 더 익숙한 지금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정치적인 문제, 미디어 문제 많은 것들이 결부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사람 대 사람으로써 좋아할 수 있다면, 아직까지 한일이 나아갈 수 있는 돌파구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해소를 위해서는 '역사', '정치'와 같은 큰 난관이 해결되어야겠지만 말입니다. 더불어, 이 곳에 도달한 참가자들 대부분이 역사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일본의 참가자들이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올바른 역사인식과 더불어 침착히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포럼을 통하여 깨달은 점은, 아직 공부가 많이 미흡했다는 자책과 '한일관계는 아직 멀었다'라는 것입니다. 부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관심을 가지고 모인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입장의 차이 오해들이 속출하였고, 관심이 없는 사람이 물론 대다수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사야마 실행위원장의 말씀처럼, 이 포럼이 한일관계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먼 한일 관계를 짊어지고 나가는 것이 젊은이인 만큼, 인식하고 깨달은 것을 발신하는 것도 젊은이들이 해야할 일이며 앞으로의 열쇠가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올바르게 매체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기르는 것도 그 초석이 되지 않을까, 하고 이번 '미디어'라는 주제에 맞춰 생각해보았습니다. 좋은 의견을 들려주신 참가자 여러분에게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