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3일, 기다리던 한일워크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15시50분까지 전주 한옥마을 정문에서 합류한다고 해서 같이 참가하게 된 대학동기 형과 함께 고속버스를 타고 전주로 내려갔습니다. 한옥마을 정문에서 일행을 찾았는데 처음엔 못 알아보다가 깃발을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일행과 합류해서 고창버스를 탄 후에 일본인 친구들과 인사도 하고 짧은 지식을 동원해서 일본과 한국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일본인 친구들이 한국어를 잘 하는 편이여서 의사소통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주로 한국어와 일본어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는데 의외로 일본어와 한국어가 닮은 것이 놀라웠습니다.
고창에 도착해서 이장님과 마을 주민 분들과 인사를 나눈 후 숙소 앞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대기하다가 이야기가 끝났는지 숙소로 들어가 짐을 풀고 다들 모여서 식사를 하는데 일본에서는 한국과는 다르게 한 냄비를 숟가락으로 떠 먹는 예절이 없다고 했습니다.
저녁식사를 하고 다 같이 모여서 한국의 고등학교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주로 저와 재언이가 이야기를 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듣는 식으로 이야기했는데 저는 말재주가 없어서 이야기를 만힝 못했지만 재언이가 나머지 멤버들을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비가 계속 오는 바람에 실외활동은 하지 못하고 떡 만들기를 마을회관 옆에 작은 공간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밀가루를 잘못 처리해서 흩어지긴 했지만 다 같이 떡메를 쳐서 만든 떡을 그 자리에서 잘라서 나눠 먹었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비가 완전히 그쳐서 물고기를 잡으러 근처 개울로 갔는데 아침까지 비가 오는 바람에 물이 불어나서 수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물고기를 잡아서 손질해야하는데 물고기 배를 뜯는게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본인 친구가 해보더니 재밌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고 손사래를 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저녁으로 방금 잡은 물고기 매운탕을 했는데 일본친구들이 너무 맵다고 하더군요. 한국인들은 괜찮았는데 일본에는 이렇게 매운 음식이 없다고 해서 소문이 사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남는 시간에는 복분자 식혜를 만들러 갔는데 그 과정은 찹쌀을 열 번이상 주물러서 식혯물을 받아내는 것이였습니다. 엄청 힘든건 아니지만 잔손이 많이 가고 귀찮은 작업이였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음식을 먹을 때마다 노고에 감사하며 먹어야할 것 같습니다.
셋째 날에는 옥수수와 고추를 따러 갔습니다. 비닐하우스에 들어갔는데 푹푹찌는 더운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하우스는 바람이 일절 통하지 않아서 다들 땀을 뻘뻘 흘려가며 고추를 수확했지만 얼굴은 다들 즐거운 표정이였습니다. 옥수수도 수확했는데 고추에 비해서 훨씬 쉬웠습니다. 다들 수확한 옥수수를 져서 나눠 먹고는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날 점심에는 일본 친구들이 일본음식인 오코노미야키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소스를 굴소스로 잘못 사오는 바람에 진짜 일본풍은 아니였지만 진짜 맛있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다들 휴대폰에 있는 사진이나 노래를 들으면서 휴식을 취하다가 고창 선운사-도솔암을 향해 걸어가는 일정이 다가왔습니다. 출발할 때는 분명 다들 같이 출발했는데 3무리로 나뉘어서 걷게 되었습니다. 큰형님 인혁이 형님, 둘째 재홍이형, 고등학생 때 야구선수였으나 부상으로 꿈을 포기하고 지금은 공부를 하는 일본인 친구 코타씨가 한 무리, 저와 고등학생 3인방 석준이, 다솔이, 언상이가 둘째무리, 일본여성분들 세 분, 유리, 아이, 미치루와 한국여대생 성령이가 셋째무리였습니다. 베이스캠프인 반암마을에서부터 선운사까지 가는데도 2시간 가까이 걸려서 선운사-도솔암까지 갔다가 돌아오면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아서 그냥 선운사를 구경하고 근처 냇가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물에 다 젖어서 베이스캠프로 돌아왔습니다. 베이스캠프로 돌아올 때 성령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서 즐거웠습니다.
넷째 날에는 고창 갯벌체험을 하러갔습니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갯벌에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조개를 캐기가 어려웠으나 다들 경험이 쌓이다보니 생각보다는 빨리 망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갯벌에 자꾸 발이 빠져서 신고 간 샌들이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그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이니 패스했습니다. 이 와중에 석준이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조개대신 생선을 잡아왔습니다. 원래의 일정은 17시까지 갯벌에서 체험을 하는 것이였으나 일행 전원이 지치고 힘들어해서 점심만 먹고 돌아오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바지락 비빔밥을 먹고 돌아가는 버스를 타러 나왔지만 버스가 늦어서 다들 정류장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마을로 바로 돌아가는 버스는 없었고 선운사행 버스가 있어서 선운사로 가서 피곤한사람들을 먼저 택시로 태워 보내고 나머지 사람들은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하였습니다. 가는 도중에 작은 개울에서 장난도 치면서 즐겁게 돌아갔습니다. 무리를 해서인지 배탈이 났었는데 시골마을의 넉넉한 인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매실액을 생수통 두통이나 담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짐정리를 하고 아쉬움을 남겨두고 전주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가는 길에 롤링페이퍼를 작성하기로 해서 그런지 가는 길이 너무 짧았습니다. 처음에 갈 때는 4박5일이 길다고 생각했었는데 예상외로 너무나도 짧았습니다. 모두들 정이 들어버리고 반암마을에도 정이 들어버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일본친구들과도 친해져서 각자 다르면서 공통점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에는 다들 잠을 못 이루고 밤새도록 이야기를 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