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워크캠프(고창) - 김재홍(을지대학교)

소속학교 : 을지대학교  3학년

이름 : 김재홍

 

워크캠프를 다녀온 지도 벌써 일주일 이상이 지나 버렸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어제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재미있었고 보람 있었고 아쉬움도 남는 캠프였다.

 

살면서 외국인 친구 한번 사귀어보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어서 이곳저곳 찾아보다가 한일포럼이 주최하고 코리아플라자히로바가 주관하여 실시한 프로그램을 찾게 되었다.

나름 여러 나라를 여행한 사람으로서 잘 지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8월 13일 ~ 17일 (4박 5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속에서 걱정도 많이 되었고 이런 프로그램을 처음하기에 긴장도 많이 되었다. 다행히도 학교 동기와 함께 가게 되어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 전주에 도착해서 한옥마을과 전북대에 가보며 이곳저곳 구경한 후에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 사람들과 모여서 고창 반암마을로 출발했다.

캠프를 하면서 목표가 2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친구를 열심히 사귀는 것이고 다음은 정말로 잘 어울리고 즐겁게 캠프를 보내는 것 이였다. 캠프에 가는 사람들을 처음에 보자마자 대화가 잘 통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역시 버스를 타고 고창으로 가는 중부터 이야기꽃이 피웠다. 나도 조용하고 어색한 분위기가 싫어서 많이 말하는 편이지만 일본 친구들도 같이 간 한국 친구들도 모두 말을 잘하는 친구들이여서 친해지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버스에서 아이 랑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리나라에 몇 개월 밖에 지내지 않았지만 한국어를 잘해서 내 짧고 짧은 일본어에도 이야기하기가 수월했다. 이런저런 애기를 하면서 오다보니 벌써 반암마을에 도착해 있었다.

고창 반암마을에 도착하니 이장님과 관계자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숙소 앞 정자에 앉아서 이장님이 주시는 복분자 식혜와 한과를 먹으면서 이장님과 관계자 분들과 서로 소개를 나누었다. 정자에서 잠시 카드 게임을 했는데 동네 친구들이랑 놀러온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일본인과 한국인의 차이를 잘 못 느낄 정도로 어색함이 없었다. 이런 느낌은 밥을 먹을 때도 느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덜어먹는 문화가 없어서 일본 사람들에게는 앞 접시를 주려고 했는데 한국문화에 익숙해서 그런지 괜찮다고 했다. 이런 점이 친해지기가 더 쉬웠던 것 같다.

 

다음날에는 인절미 만들기와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으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잡은 물고기로 이장님이 손수 찜 요리를 해주셨는데 시골적인 맛이라서 일본친구들이 먹기에 힘들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다들 잘 먹어서 놀랐다. 한국의 맛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모습 같아서 정말 보기가 좋았다.

 

다음 날에는 고추와 옥수수를 수확했는데 도중에 이장님께서 포도도 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농촌봉사활동보다 오히려 더 받아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선운사에도 같이 걸어갔는데 많이 거리가 걷기에 좀 먼 것은 흠이었지만 웅장한 선운사를 보면서 이런저런 대화도 하고 좋았다.

 

마을에서 재료나 채소 과일 등을 주시고 부족한 것 있으면 언제라도 말하라 하시고 정말 이장님이랑 마을 분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오히려 우리가 미안한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특별히 일본, 한국 사람들이 서로 요리를 해주기로 했다. 일본 분들이 오코노미야키를 해줬는데 부족한 재료에도 열심히 만들어 주시고 맛도 있었다. 우리는 부대찌개를 만들었는데 부족한 재료에 맛은 보장 못했지만 모두들 맛있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다음 날에는 고창갯벌에 놀러갔다. 다들 갯벌이 처음인거 같아서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뜨거운 태양 아래서 사람들이 금방 지쳐가지고 예정보다 이른 시간에 돌아가게 됐었는데 버스시간이 잘 맞지가 않아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서 2시간 정도 시간이 지체되었던 점은 좀 아쉬웠다.

 

사실 이번 워크캠프는 스펙으로 어디 괜찮은 곳 없나 찾다가 알게 되었다. 그래서 경험과 봉사시간을 목적으로 신청했고 가서 적당히 하고 와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또 요즘 일본과의 상황자체가 좋지 못하고 나도 물론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는 않아서 조금은 신청이 후회가 되는 기분도 있었다. 그런데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놀고 봉사활동 하면서 4박 5일간 함께 지내고 보니 일본 친구들도 한국 사람과 특별한 차이가 없고 오히려 한국을 좋아하고 배우려고 하는 모습과 착하고 예의바른 모습에 내가 지금까지 생각한건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혹시 일본 사람에게 부정적이 생각이 있다면 이런 기회로 같이 지내보는 것을 어떨까? 분명 좋은 경험이 될 것 이라고 믿는다.

 

이번의 기회로 얻은 좋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연락도 자주하면서 좋은 친구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