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AP=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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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피해자 증언내용도 조사…아베정권, 고노담화 무력화 시동
(도쿄=연합뉴스) 김용수 특파원 =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8일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담화'를 검증할 조사팀을 정부내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을 통해 "완전히 비밀을 유지하면서 정부 안에 (고노담화에 대한) 검토 팀을 만들어 한번 더 (담화가 작성된 경위 등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993년 고노담화 작성시 일본 정부가 한국 측과 사전에 담화 문안을 조정했는지에 대해서도 "그 부분이 어떤 형태로 이루어졌는지 확실히 검증해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증 결과 고노담화를 대신할 새로운 담화를 낼 가능성에 대해서도 "어떻게 할지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아베 정권이 일본군과 관헌의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 등을 어떻게든 기록 속에서 지워냄으로써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과 진상을 호도하려는 보수 우익세력의 움직임에 편승,
사실상 고노담화 무력화에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이와 함께 고노 담화 당시 실시된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 16명의 증언 청취 내용 검증과 관련해서도 "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비밀을 유지하면서 한번 더 확인(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회견에서도 고노담화 작성 경위와 위안부 피해자 증언 내용을 조사할 검증팀을 정부내에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검증 결과는 당장의 고노담화 수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패전 70주년인 2015년 발표할 예정인 새 담화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검증팀은 여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되며 조기에 검증팀 인선이 이루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 공산당 등 일본 야당은 아베 정권의 검증팀 설치가 고노담화 수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반발했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공산당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고노 담화를 매장하려는 움직임은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스즈키 가쓰마사(鈴木克昌) 생활당 간사장은 "외교에 새로운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노 담화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1993년 8월4일 자민당 정권하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이 발표한 담화다.
고노 담화는 "(일본)군의 요청을 받은 업자가 감언, 강압으로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위안부를) 모집한 사례가 많고 관헌 등이 직접 가담한 일도 있었으며, 위안소 생활은 강제적인 상황하에서 처참한
것이었다"고 위안부 강제동원과 일본군의 관여를 인정하고 사죄했다.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