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기억에 남는 좋은 추억을 쌓고 싶어 인터넷을 찾아 헤매던 중 한일워크캠프라는 단어가 눈에 띄어 참가신청을 하게 되었다. 일본어관련 전공이 아니지만 일본어와 일본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이 캠프가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외국인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 첫째 날
캠프에 참가하기 전에 이번 기회에 여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나는 후쿠오카와 나가사키를 관광한 후에 나가사키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쿠마모토에 도착하였다. 쿠마모토에 도착해 숙소를 찾아가니 몇 명 한국 학생들이 미리 와 있었다. 한국인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서로 얘기를 나누며 아시아희망캠프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공유하였다.
* 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캠프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쿠마모토 국제교류센터에 집결하였다. 그곳에는 국제교류센터의 담당자 분들과 한국인 인턴학생들이 있었는데 그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니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주신 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국제교류센터에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난 뒤 다같이 버스에 올라 소바를 만들러 갔다. 소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소바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정성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알려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다들 직접 만든 소바를 먹고 아소 국제교류센터로 향했다. 처음 가본 아소는 맑은 공기와 넓은 초원, 시야가 탁 트이는 절경을 가진 멋진 곳이었다. 그곳에서 여러 나라의 대학생들을 만나 교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버스에서 내려 미리 한국에서 선택했던 분과로 조를 나누었고, 대강당에 모여 각국에서 참가하는 학생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지만 레크리에이션 강사님의 재미있는 진행으로 인해 서로간의 어색함은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특히, 저녁행사였던 캠프파이어에서 추게 될 춤을 조별로 연습하면서 조원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그 뒤 자유시간에는 각자 배정받은 방으로 이동하였는데, 일본식 다다미 방을 일본인 친구들과 함께 사용한다는 것이 꽤 흥미로웠다. 저녁에는 다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캠프파이어를 하러 모였는데, 일본인 진행 스텝들의 진행 하에 조별로 오후에 맞춰보았던 춤도 추고 서로 얘기도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 셋째 날
아침 6시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고 방을 청소한 뒤에 아침 조회를 하러 나갔다. 일본에서 일본스타일로 아침 조회를 하는 것이 신기했고, 마치 국민체조를 하듯 일본에서 아침에 체조를 하고 있다는 것이 꽤 재미있었다. 아침식사를 한 뒤에는 각자 선택한 분과에 맞춰 분과회활동을 시작하였다. 나는 평소에 무역에 관해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페어트레이드’라는 분과를 선택하였는데, 둘째 날에 일정표를 보고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조가 된 일본인 학생들이 친절하게 잘 알려준 덕분에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었다. 분과회 첫날에는 무역게임을 하면서 무역에 관한 내용을 익힐 수 있었다. 무역게임의 룰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전원을 다섯 개의 국가로 나누고 서로 다른 재료가 든 봉투를 받아 시작한다. 그 봉투 안에는 종이, 연필, 자, 가위 등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가 들어있고, 그 재료를 이용해 제품을 만든 뒤 세계은행에 물건을 팔아 가장 많은 돈을 모으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다. 불행히도 내가 속한 조는 가장 가난한 국가였다. 최대한 열심히 하려 노력을 하였지만, 처음 가지고 있던 자원이 너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결국 꼴찌를 하게 되었다. 그래도 이 게임으로 인해 실제로 세계무역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최초에 가진 자원에 따라 게임의 결과가 달라진 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점심식사 후에는 초청해 온 강사님의 강연을 들었다. 교실에는 학생들의 열정으로 가득 차있었고, 나 또한 강사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페어트레이드에 관한 내용을 조금이나마 익힐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날 저녁에는 다시 대강당에 모여 워크캠프를 하면서 외국인 친구들과 더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었다.
* 넷째 날
넷째 날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 전날과 같은 아침 조회를 했다. 아침식사를 한 뒤 다시 분과회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 날에는 그 전날에 서로가 나눴던 페어트레이드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한국에서는 페어트레이드라는 단어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많지 않아서 처음에는 생소했었는데 서로 얘기를 나누면서 페어트레이드에 관해 이해할 수 있었다. 페어트레이드란 생산자가 존중 받을 수 있는 공정무역을 뜻하는데, 특히 개발도상국 등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생산자를 위한 무역이다. 쿠마모토는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지정된 페어트레이드 도시였는데, 쿠마모토가 하고 있는 활동내역에 대해 들으니 굉장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페어트레이드를 한국에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들기도 하였다. 오후에는 다같이 월드카페로 이동을 해서 실제로 페어트레이드 상품인 커피와 초콜릿을 먹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발렌타인폭동’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녁에는 조원들 모두 한자리에 모여 다음날 하게 될 발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 다섯째 날
일본인 학생과 같은 조가 되어 페어트레이드에 관한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에서 일본어로 발표를 하는 좋은 경험이었고, 분과회활동을 하면서 다른 분과회 활동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다른 분과회 학생들의 발표를 보면서 다양한 내용을 익힐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다같이 이동하여 아소산의 절경을 볼 수 있는 장소로 향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단체사진도 찍고 관광을 하는 게 즐거웠다. 그리고 그 장소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헤어지게 되었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이 많이 들어 헤어지는 것이 무척 아쉬웠다. 그러나 서로 사진을 찍고 연락처를 교환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였다. 이번 아시아희망캠프를 통해 여러 외국인들을 만나고 서로의 문화를 교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아직도 꿈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