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한·일 중고생 봉사체험을 마치고 / 배건웅(김포외고)

 

제4회 한·일 중고생 봉사체험을 마치고 / 배건웅(김포외고)

 

NGO단체에서 주관하는 한·일 중고생 봉사체험으로 일본의 시마네현 바닷가 청소를 하려고 7월말에 출국 준비를 하였다.

나는 기말시험이 늦게 끝났기 때문에 본진보다 늦게 혼자서 일본 여행을 하게 되었다.

 

일본에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익숙한 곳이지만 혼자서 한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떨리기도 하였고 또한 시마네현은 처음 가는 곳이었다. 지리상으로는 독도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서 한일 양국간의 명분과 이데올로기로 인한 일본의 일방적인 영토권 주장의 시발점이 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2005년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현으로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악명 높은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양국의 이데올로기와는 상관없이 깨끗한 바다를 지키고 환경을 지키는 것은 인류와 모든 생물체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고 모두가 나서야 하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작은 역할을 실천하려고 이번 봉사 체험에 참여하게 되었다.

비록 학생의 힘이기는 하지만 봉사 체험 활동을 통하여 한·일 양국의 관계가 조금 더 우호적이기를 바라는 거국적이고 멋진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시마네 현의 바닷가를 청소하면서 다량의 쓰레기에 놀랐지만 그 보다 더욱 놀랐던 것은 대부분 한글이 선명하게 써진 쓰레기였다. 그 중에는 맥주 캔과 과자 봉지 심지어 농약 봉지와 병도 발견되었다.

 

외국에 나오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고 했고 한·일 월드컵이나 한·일 스포츠 등을 보면서 얼마나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반대의 감정이 솟구쳐 올라 왔다. 쓰레기나 마구 버리는 낮은 시민의식을 지닌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버린 수치심이 생겼다. 쓰레기를 청소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쳤다. 그리고 봉사활동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우리는 쓰레기를 청소한 후에 시마네 현의 쓰레기 폐기장을 방문하여 우리가 쉽게 버린 쓰레기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재활용되는 가에 대하여 공부를 했다. 쓰레기를 매우 작은 크기로 압축시켜 새로운 에너지의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우리는 아름다운 지구를 우리의 후세들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환경을 보호하고 보존 시켜야만 한다.

 

70억의 지구 사람들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과 과연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라는 깊은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된 참 좋은 활동이었다. 봉사활동 후 일본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기 위하여 이틀 간 시마네 현에 거주하시는 주민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되었다. 가족 모두 친절하게 우리를 맞아 주셨고 배려해 주셨다. 특히 아주머니께서는 나의 의사를 아주 존중해 주셨다.


또한 작은 것 하나 하나에도 존댓말로 말씀해 주시는 아주머니께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일본 사람은 항상 친절하며 상냥하고 남에게 절대 피해를 안 주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그에 비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배타적이고 나와 다른 것을 잘 인정하려하지 않는다. 또한 나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가 뿌리 깊다.

 

물론 일본사회가 모두 완벽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내가 문화 체험을 하면서 느낀 점은 여러 가지 재난(동북 대지진)과 그로인한 방사능 오염 등의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자신의 자리에서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하며 조금은 낙천적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이 일본 문화의 근원이자 그들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도 우리는 일본에 대하여 열린 시각보다는 침략자의 나라라는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일본에서는 한국문화를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한류’라고 하는 것은 역사와 전통을 뛰어넘는 메신저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화라는 것은 정신을 지배하는 큰 힘을 갖는다. 이미 일본인들은 한국문화와 정신을 존중하고 닮으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역사적 고정관념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훌륭한 미래는 과거에 연연해서는 올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 문화를 좀 더 열린 ‘눈’으로 관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일본 문화와 봉사체험은 환경보존은 물론 21세기에 같이 살아가야 하는 아시아의 한 일원으로서 우리 젊은 세대가 어떻게 서로 협력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큰 깨달음이 있는 체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