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도박?…일본 정부 인사 전격 방북(종합3보)

 

아베의 도박?…일본 정부 인사 전격 방북(종합3보)


악수하는 북일 관계자 (평양 교도=연합뉴스) 일본의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내각관방 참여(參與·자문역)가 14일 방북했다고 교도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의 김철호 외무성 아시아국 일본 담당 부국장(왼쪽)과 악수하는 이지마 참여(오른쪽). 2013.5.14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chungwon@yna.co.kr

북일정상회담 2차례 수행 이지마 씨…"관방장관·납치담당상과 협의해 결정"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2002년과 2004년 1, 2차 북한·일본 정상회담에 관여한 일본 정부 인사가 14일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을 찾은 인사는 이지마 이사오(飯島勳·67) 특명 담당 내각관방 참여(參與·자문역)이다. 

이지마 참여는 이날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에 도착, 김철호 북한 외무성 아시아국 일본 담당 부국장의 영접을 받았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참여는 총리의 상담역을 수행하는 비상근 공무원으로 현재 9명이 있다. 

이지마 참여는 특정 분야를 정하지 않고 광범위한 분야에 관여하는 '특명 담당 참여'여서 주로 북·일 관계와 관련한 물밑 접촉 임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지마 참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 당시 약 5년간 총리 비서관을 담당한 인사로 2002년과 2004년에 평양에서 열린 1, 2차 북일 정상회담에 관여했다. 

정부 관계자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 담당상과 이지마 씨가 협의해서 결정한 것"이라며 정부와의 조율을 거친 북한 방문임을 밝혔다고 교도는 전했다. 

NHK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지마 참여가 이번 주말까지 평양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이지마 참여의 방북 목적은 확실하지 않다"며 김철호 부국장이 공항에 나온 점으로 미뤄볼 때 이지마 참여가 정체된 북·일 관계를 타개하고, 납북자 문제 해결에 대한 아베 정권의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북한 정부나 조선노동당 간부와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도에 따르면 외무성 간부는 이지마 참여에 정부가 어떤 임무를 맡겼는지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리 관저 소식통은 "정권의 (사전) 이해를 얻었으며 중요한 인맥을 통해" 북한에 간 것이라고 소개한 뒤 "어느 정도의 진전이 있을지 모르지만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데리고 돌아온다는 목표까지 서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은 2011년 11월 월드컵축구 아시아 3차 예선 북·일전 당시 외무성 직원이 일본 응원단의 안전 확보를 위해 북한에 간 이후 약 1년6개월 만이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해 8월 4년 만에 일본인 유골 반환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 간 협의를 재개했다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후 중단했다. 아베 정권이 출범한 이후에는 공식 협상은 없었다. 

한편 교도통신은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3∼16일 한·중·일 3국 순방에 나선 때에 맞춰 북한이 일본 인사를 받아들인 것은 한·미·중·일 4개국 사이의 대북 공조를 흔들려는 포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