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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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화 일본 정부, 식민 지배 사과 부정 움직임에
NYT ‘역사 부정하려는 일본의 시도’ 라며 비판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가 ‘위안부 문제’ 등 일본이 저지른 전쟁 범죄를 부정하려는 아베 신조 일본 신임 총리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3일 ‘역사를 부정하려는 일본의 또 다른 시도’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위안부 동원에 군의 개입과 강제성이 있었음을 인정한 ‘고노 담화’(1993년)와 지난 식민 지배의 역사에 대해 아시아 각국에 사과의 뜻을 밝힌 ‘무라야마 담화’(1995년)를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아베
총리의 언동에 대해 “심각한 실수”, “수치스런 충동” 등의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아베 총리는 총리가 되기 전인 지난해 8월에도 “자민당이 재집권을 하면 (교과서에서 주변국을 배려하기로 약속한) 미야자와 기이치 관방장관 담화, 고노 담화, 무라야마 도미이치 등을 모두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최근 다시 한번 무라야마 담화를 수정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미국의 주요 언론이 주요 동맹국인 일본의 신임 총리를 강도 높게 비난한 것은 그가 가진 우익적 세계관이 세계 2차대전의 승전국인 ‘미국의 가치’나 동북아 지역의 안정에 이로울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하원은 아베 1기 내각 때인 2007년 7월에도 ‘위안부 사죄 촉구 결의안’을 결의한 적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지난해 7월 위안부의 공식 명칭을 ‘강요된 성노예’(enforced sex slave)로 바꿔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한 일본 내 의견은 엇갈려 있다. 지난해 8월 아베 총리의 발언이 사회적인 파장을 부른 뒤, 진보 계열의 <아사히신문>은 “일본의 일부 정치가들은 이번 뿐 아니라 (위안부 문제에 관한) 정부 견해를 부정하려는 발언들을 거듭해 왔다. 이래서는 아무리 수상이 사죄를 해도
진심인지 의심을 받더라도 할 말이 없다”고 그를 비난했지만, <요미우리신문>에서는 아베 총리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