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외국인을 만나서 교류하고 싶지만, 사실 한국 내에서 그럴 수 있는 기회는 굉장히 적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였고, 그러던 중 '한일 국제워크캠프 참가자 모집공고'를 보고 주저없이 신청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중국어 전공자이고, 교양일본어를 듣고 있다곤 하지만 객관적으로 능력 자체도 다른 참가자에 비해 훨씬 뒤떨어질 것이 불 보듯 뻔했습니다. 그런 연유인지 처음에는 10명의 대기명단에만 겨우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 거의 안 될거라고 생각했고, 다음 기회에 가려고 마음을 먹으려던 찰나, 추가합격(?)이 되었다며 참여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그래서 뭐라 생각하기도 전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이 먼저 나왔고, 운좋게 중국어 전공자의 신분으로 한일 국제워크캠프에 가게 되었습니다.
합격 바로 다음주였던 오리엔테이션, 기대에 부풀어서 2시간이나 먼저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쏟아지는 비와 이로 인해 서울로 가는 길에 심한 정체가 있어서 가까스로 15분 정도 전에 충무로역에 갈 수 있었습니다. 시간에 맞출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잠시, 오리엔테이션 장소를 찾을 수가 없어서 다시 패닉에 빠졌고, 결국 저와 같이 장소를 못 찾는 사람들을 마중 나와주신 스태프님 덕분에 장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오리엔테이션 안내메일에 지도나, 사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찾기 힘든 곳에 위치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점까지 고려해서 와야 하겠지만, 장소를 좀 더 찾기 쉬운 곳으로 옮긴다던지, 위치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덧붙여진다던지,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오리엔테이션이 시작하는 시간만 나와있고, 언제까지 진행되는지에 관한 시간 또한 공지가 되어있지 않아서, 다음번에는 나와있었음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팀을 나눌 때 각자의 외국어능력, 성비 등 여러가지가 고려되어서 팀을 배정했다고 했는데, 다섯개 조 중에서 저는 5조가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많은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어색했던 사이였기 때문에, 조이름 정하기, 팀장 정하기, 연락처 교환 정도만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끝났습니다.
단톡방에서 오늘 이야기 많이 못해서 아쉬웠다~ 뒤늦게 서로 말을 조금 나누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캠프날이 왔습니다. 명동에 위치한 곳에서 테디베어만들기 대신 한복방향제? 만들기, 싸이강남스타일....을 배우는 것은 저에게 매우 힘들었습니다. 손재주 제로에 타고난 몸치였고, 실제로 워크캠프신청할 당시 이 부분에서 멈칫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조금 어색했던 부분이 많이 없어지는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복만들기에서는 서로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주고, 도와가면서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 강남스타일을 출 때는 서로 민망하고 어색했지만, 같이 땀을 흘리면서 끝까지 다 배웠을 때 어색함이 그 전보다 덜했습니다. 두시간에 걸쳐 펜션에 가서 팀원들과 저녁 밑준비와 청소 당번을 하면서 더 가까워지고,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체 캠프를 통틀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자람도서관 활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람 도서관에서는 책장과 벤치 만드는 팀, 그림 팀, 돌담팀 등 여러가지 팀으로 나뉘어 체계적으로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없던 까만 도화지에 색을 입혀서 그림을 완성하고, 나무 조각을 칠하고 붙여 책장과 벤치가 되고, 잡초가 무성하던 풀밭을 정리하는 등의 다른 곳에서 해볼 수 없었던 특별한 활동은 저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굉장히 기억에 남을 활동인 것 같습니다.
캠프를 갔다와서 주변 동기, 선배, 지인들에게 추천해줄 정도로 2박 3일간의 워크캠프는 정말 다른 대외활동보다 값진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잠시라도 고민하고 계시다면 주저없이 신청하는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