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6일 한국의 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높이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1996년 우리나라에 'AA-'등급을 부여했던 피치는 외환위기 직후 투기등급 수준인 'B-'까지 강등시켰으나, 이번 결정으로 15년 만에 예전 최고 등급을 회복시켰다.
피치의 등급 조정으로 우리나라는 독도 문제로 냉랭해진 일본과의 등급 경쟁에서도 사상 처음 앞서게 됐다. 이번 조정 이전까지 피치는 한국의 등급 전망을 '긍정적', 일본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제시했으나, 신용등급은 양국 모두 'A+'로 평가해왔다. 또한 일본과 함께 'A+' 등급인 중국, 대만에 비해서도 한 단계 올라서게 됐다.
피치는 등급 조정의 이유로 불안한 대외여건 속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한국 실물ㆍ금융부문의 안정성, 튼튼한 거시경제정책 체계, 정치ㆍ사회적 안정성 등을 제시했다. 이미 'AA-' 등급을 부여 받은 국가와 비교해도 최근 4년간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았고, 경기 둔화와 선거 국면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재정정책으로 낮은 국가채무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단기외채 비중이 축소되고, 외환보유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대외부문의 건전성이 제고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2개 기관에서 '더블 A'레벨로 분류됐다"며 "이는 한국 경제가 경제선진국으로 도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달 무디스에 이어 피치마저 등급을 올리면서, 경쟁사에 비해 두 단계 낮은 'A'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S&P의 향후 평가에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정으로 우리나라의 대외 차입여건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1,130원선을 유지하고 있는 미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도 강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치 등급상향' 기재부 차관보 문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