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병원에서 4개월간 간호사 인턴십 / 이미소(대구보건대학 간호학과)

 

일본의 병원에서 4개월간 간호사 인턴십 / 이미소(대구보건대학 간호학과)

 

인생에서 기회는 무수히 많이 찾아오지만, 일본인턴쉽은 놓치고 싶지 않은 정말 값진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온 것은 두번째 이지만, 구마모토란 곳은 처음이었다.

구마모토 보건과학대학교에서 같은 간호학과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또 다도나 꽃꽃이등, 여러 체험을 했다.

그 후 나는 성남병원, 재택간호실습지, 그리고 일본 적십자 병원에 실습을 다녀왔다.

처음에 일본에 중학교때 교환학생으로 갔었을 때는 중학교 수업을 듣거나 관광을 하고, 일본 학생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했었는데, 그 때 느낀 것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그때와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정말 많이 달랐다. 언젠가, 또 누군가 여행을 가더라도 보고 느낄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이 있었다.

사실 일본어는 어느 정도 공부를 하면 일상회화는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환자분들을 대하는것은 ‘아. 내가 많이 부족하구나, 더 노력해야겠다’ 하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단지 일본어가 부족해서 많은 아닌, 그들의 문화와 습관, 그리고 가치관의 차이를 알게 되면서….

앞으로 내가 일본 환자분을 만난다면 어떤 간호사보다 상냥하고 신뢰깊은 모습으로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국적이 달라도, 외모가 좀 다르더라도..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을 대하는 마음과 자세인 것 같았다. 일본에서 실습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환자분들에게 단지 전문적인 치료, 처치를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을 걱정하고 있고, 또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주는 것이 었다.

한국인이라면 놓칠 수 있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환자분에게 최상의 간호, 그리고 최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았다.


또한 환자본인 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분들까지도 신경을 써주는 모습이 참 좋았던 것 같다.

늘 상냥하고 따뜻한 모습이 아픈 환자들에게 고통을 덜어주고 또 조금이나마 행복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적십자 병원에서 닥터헬기나 구급 구명센터등을 보고 한국에서의 병원의 부족한 점이나 차이점을 알수 있었다. 또 헌혈센터나 건강관리센터, 그리고 여러 병원을 견학하면서 이제 병원을 환자를 치료하는 곳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생활을 만들 수 있게하는 일종의 서비스업 형태로 변해가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병원이라하면 가기 싫은 곳이라는 이미지이지만, 내가 실습했던 병원들은 가고 싶은 곳,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라는 이미지로 바꿀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내 가족이라도, 친구라도, 이 병원이라면 안심하고 입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8월에는 히노쿠니마츠리라는 축제에 참가해서 유학생 행렬에서 춤을 추었다. 몇 만 명 혹은 그 이상일 수 도 있지만 구마모토 시내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친 그 축제에서 내가 한국 대표로 나왔다는 생각에 설레고 가슴이 뛰었다.

사실 그 순간은 평생을 살면서 잊지 못할 순간일 것 같다. 여러나라 사람들이 모인 그 곳에서 한국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은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일이 었다.

약 2시간가량 춤을 추면서 여러 행렬을 보았는데, 인형이나 의상, 또 여러사람들을 보면서 일본 문화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내가 간 구마모토는 일본에서 물이 가장 깨끗한 곳이라고 해서 수돗물도 안심하고 마실수 있는 곳이었다.

처음엔 믿기 어려웠지만, 5월 말 쯤에 반딧불이를 보러 갔을 때 수많은 반딧불이의 불빛에 아, 정말 구마모토는 물이 깨끗하고 자연도 아름다운 곳이구나 하고 느낀 것 같다.

구마모토에는 유명한 아소라는 활화산이 있었는데 그곳에 분화구를 보러 갔었다. 또 아마쿠사라는 곳에 가서 바다를 보기도 하며 학생들과 함께 바베큐 파티도 하면서 홈스테이 기간을 보냈다.

후쿠오카에도 갔었는 데 캐널 시티라는 곳을 구경하고, 또 다자이후, 규슈 국립박물관을 견학하면서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재택간호실습지에 갔었을 때는 한국에는 거의 없는 재택간호를 실습하면서 일본이 초 고령화사회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보험도 의료 보험 뿐이 아닌 간호 보험이라는 것이 있어서 환자 분들에게 조금 더 싸고 또 여러가지 편의를 받을 수 있게하는 제도가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여러 스태프분들과 함께 노인분들의 식사를 돕고, 목욕을 도와주거나 하면서 정도 많이 들었다. 모두 너무 상냥하셔서 늘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실습을 했고 , 실습이 끝났을 때는 후련하기보단 많이 아쉽고 슬펐다.

세계화 시대라고는 하나,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보다는 국적의 차이라는 것이 더 크게 다가왔다.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스태프분이 눈물을 흘리셔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인턴쉽하면서 너무 많은 일본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서 너무 감사했다.

어쩌면 인턴쉽에서 가장 문화의 차이를 느끼는 곳은 병원이란 곳 일지도 모른다.

물론 기본적인 틀은 같지만 , 문화가 다른 것이 많아서 의료기계에도 많은 차이가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목욕 기계였다. 한국 사람들은 보통 탕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샤워를 주로 하는데 그곳은 목욕 문화가 깊게 자리잡고 있어서 병원에서도 온천 같은 목욕탕이 많이 있었다.

또한 휠체어를 탄 상태로 목욕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계도 있었고, 방문목욕이라고 해서 이동식 목욕탕을 가지고 와서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분을 목욕탕에서 씻겨드리는 것도 있었다.

이렇게 목욕문화가 깊게 자리잡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왜 일본하면 온천이라고 하는지 이제서야 알 것 같았다. 또 병원이 아닌 다른 곳은 거의 물을 사 마시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잘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녹차나 우롱차 홍차등이 나올 수 있게 된 정수기도 있었다. 여기서는 물 마실래가 아니라 차 마실래라고 묻는 것도 많이 놀랐었다. 이렇게 나 차 문화가 발달해 있다니.. 하면서 왜 다도라는 것이 성행하는 지도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다른 어떤 곳보다 병원이라는 곳이 일본인의 문화를 그대로 담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하고 , 휼륭한 간호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주시던 환자분들과 간호사분들, 의사분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16주라는 기간은 짧은 기간이지만 내 인생에서 잊지못할 기간이 될 거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어떤 간호사가 되어야 할지, 늘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일본 인턴쉽 프로그램은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고, 미래의 수많은 모습의 나를 꿈꾸게 만들었다. 내가 나아가야 할 미래가 두려워서 망설이고 있는 나에게 희미하게 나마 내 미래의 방향을 제시해준 것 같다.

 

많은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을 떠나려니 마음이 많이 아프다.

그분들과 함께 했던 것들, 고맙고 행복했던 순간들이 파노라마 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 사람들로 인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고, 일본에서의 인턴쉽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기에 너무나 감사하다.

앞으로 다시 만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훗날 어딘가에서 , 만나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더 멋진 모습으로 만나뵙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