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국제워크캠프 참가자모집”이라는 글을 보고 조금의 고민도 없이 바로 신청했던 이번 캠프.
일본에 약10개월 동안 유학을 다녀온 후 지쳐있던 나는 그걸 핑계로 다른 대학생들과는 다르게 빈둥빈둥 여름방학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지루한 내 방학에 ‘즐거움과 뿌듯함, 내 인생의 빛과 소금같이 소중한 인연들’을 더해가고자 신청했던 이번 캠프. 이런 캠프는 난생처음이라 신청하고 난 후엔 덜컥 걱정도 됐었는데, 3박 4일을 이번 캠프가족들과 보내면서 ‘즐거움과 뿌듯함, 내 인생의 빛과 소금같이 소중한 인연들’은 물론 ‘+알파’까지 얻을 수 있었던 그야말로 감동감동 또 감동적인 캠프였다^3^
- 어색수줍 그리고 두근거림의 공존 첫째날!
첫째날 나는 다른 분들보다 약간 늦게 창덕궁에 도착했다.
창덕궁은 처음이라 길도 잘 몰랐었는데, 저 멀리서 하늘색 옷을 입은 친구들이 있는걸 보고 나도 모르게 반가워서 뛰어갔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막상 도착해서는 어색하고 수줍어서 그저 웃기만 했었지만, 창덕궁에 관련된 퀴즈들을 풀어나가면서 우리조 오빠언니동생들과 조금씩 서로에 대해 알아갔고 식사당번의 유리한 고지를 찜하기 위해 눈에 불을켜고 돌아다녔다. (결국은...3위였던가?ㅠㅠ)
다른조 친구들과 마주칠때도 수줍게 장난치면서 이번 캠프에 대한 기대감에 더욱 설레고 두근거렸다. 이동해서 강화도로 가서는 여러 가지 게임을 통해서 한국인 친구들은 물론 외국인친구들과도 많이 얘기했고, 야식이 먹고싶다는 여자친구들의 공통된 생각때문에 새벽까지 긴긴대화를 이어나갈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치킨은 못 먹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 엄청난 폭우속에서의 벤치만들기, 그리고 강남스타일 둘째날!
식사당번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번쩍 눈을 뜨고, 재빠르게 씻고 아침밥준비를 했다.
‘주먹밥과 된장국’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자취생이지만 요리와는 거리가 먼 나는 매우 걱정을 했지만, 상당한 실력을 가진 쉐프님들 덕분에 무사히 아침밥준비도 끝내고 맛난 주먹밥과 된장국을 먹었다.
먹고 힘을 내서 산마을 고등학교로 향했지만, 매서운 바람과 폭포수처럼 내리는 비 때문에 벽화를 그리지 못하고 비닐하우스 아래에서 벤치만들기만 겨우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난과 역경의 상징인 이 비 때문에 더욱더 캠프친구들과 가까워졌고, 서로 격려하고 신나는 이야기를 하면서 벤치에 이쁜 색을 입힐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 K-POP 댄스교류! 강남스타일을 배운다는 소문은 소문일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이었다. 모두들 “그걸 어떻게 춰.....나 몸치인데ㅠㅠ”했는데 막상 ‘오빤 강남스타일~’하고 노래가 흘러나오자 모두가 하나같이 화려한 춤사위를 뽑냈다ㅋㅋ(치에미의 강남스타일은 정말 최고였다!!) 몸치인 나도 웃으면서 출 수 있었던 최고의 강남스타일이었다.
그리고 사실 우리를 가족으로 만들어 준 또 하나의 숨은 주역이 있었다. 정식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마피아게임’은 모두가 하나되어 둘째날 밤을 불태우게 했던 결정적 역할을 해주었다.
- 뜨거운 햇빛아래서의 벽화그리기, 불타는 셋째날
전날과 180도 다르게 맑고 무더웠던 셋째날.
어제 다 못 끝낸 벤치만들기와 비 때문에 미뤄졌던 벽화그리기를 한 번에 하느라 땀이 계속 났던 하루였다. 햇빛과의 전쟁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 선크림으로 완벽무장했는데도 지금 내 팔은 까맣게 탔을 정도로 우리를 힘들게 만든 더위였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더 서로에게 힘내라며 웃어주고 도와가며 진짜 예쁜 벽화와 벤치를 완성했다.
벽화를 그리다가 그늘을 찾아 잠시 쉴 때엔 페인트와 붓을 손에서 놓지 않고, 마치 10년전으로 돌아간 듯 다른 친구의 옷에 그림을 그려주고 감탄하고 하하호호 웃으며 예쁜 벽화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 완성하고 난 후 사진을 찍을 때의 그 뿌듯함이란..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진다^0^! 뜨거운 햇빛의 공격에도 보란듯이 멋지고 예쁘게 벤치와 벽화를 완성시킨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모두가 기다려왔던 바.베.큐!! 사랑스럽고 먹음직스러운 고기와 펜션사장님께서 직접 키우신 고추와 깻잎까지 더해져 더할나위없이 맛있고 즐거웠던 바비큐타임이었다.
체력을 보충한 다음엔 마지막 밤인 만큼 이번 캠프를 평가하고 되돌아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게다가 일본친구들의 깜짝&깜찍 공연까지 보니 더욱더 마지막 밤이라는게 아쉬워졌다. 그래서 새벽5시까지 많은 친구들이 잠안자고 남아 게임하고 놀고 얘기하며 조금이라도 아쉬움을 달래고자 했었다.
-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기며, 너무나 아쉬웠던 넷째날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라니...너무 아쉬워요’ 이날 모두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이 말이 아닐까? 일어나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3일동안 풀어놓았던 짐을 다시 챙기니 정말 오늘로 캠프가 끝나나보다라는 실감이 났다. 전날 늦게까지 안자느라 피곤했지만, 곧 헤어질 친구들과 조금이라도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버스안에서도 잠을 포기하고 끊임없이 얘기했다.
강화역사박물관에서 가이드분의 설명을 듣고, 지금까지 많이 얘기하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역사’라는 색다른 주제로 외국인친구들과도 대화를 나눴다. 우리의 마지막 여정인 고인돌앞에서 다함께 또 만나길 기대하며 사진도 많이 찍고, 정말 맛있었던 묵밥식사를 끝으로 모든 캠프의 일정을 마쳤다.
‘과연 학교가 아닌 매우 짧은 캠프에서 만난 사람들과 친해질수 있을까? 짧은 인연에 그치지는 않을까?’ 라고 캠프에 참가하기 전까지 의심했던 나였는데 이번 3박4일은 단순하고 그저 짧은 3박4일이 아니었다. 비록 서로 다른 국적이었고 말이 통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밥을 먹고 게임을 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누구보다도 가까워졌다. 어색함과 거리감이 느껴지는 첫째날의 창덕궁사진과는 달리, 가족처럼 다들 딱 붙어서 활짝 웃고있는 마지막날 사진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이런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이번 캠프에서 쌓은 추억만이 아닌, 앞으로 우리들이 쌓아나갈 또 다른 추억들을 기대해본다. 또 이런 좋은 캠프를 만들어주신 스텝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