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관광객은 늘었는데 한국만…"불가사의"
‘관광 일본’ 회복, 한국에 달렸다 … 방사능 공포 해소 안간힘
최대 고객 발길 붙잡기 나선 일본
차이나 머니의 파워가 강하게 느껴지는 곳은 시내 중심가 긴자(銀座)다. 이날 오후에도 중국인 쇼핑객들을 실어 나르는 대형 버스 6~7대가 한꺼번에 등장했다. 주변 백화점과 명품 브랜드 매장들에 이들 ‘중국인 쇼핑 관광객’은 매상을 올려주는 VIP 중의 VIP다. 중국 달력에 장기 연휴가 끼어 있는 달엔 일본 주요 백화점의 매출이 10%가량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올 1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13만8400명. 대지진 이전인 지난해 1월에 비해 오히려 40% 가까이 늘어났다. 대지진으로 크게 줄었던 중국인들의 일본 방문은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쇼핑을 마친 중국의 단체 관광객들이 일본 도쿄 긴자 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의 숫자는 지난해 가을 이후 급증하고 있다.
관광객 회복에 안간힘을 써온 일본 당국에 남은 고민은 이제 한국뿐이다.
10년이 넘도록 일본의 최대 고객이던 한국 관광객들의 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지진 직후인 지난해 4월, 전년도와 비교해 6할 넘게 줄었던 한국인 방문객 수는 지금도 전년 대비 마이너스 30%대에서 요지부동이다. 2011년에도 1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중국 관광객들과의 격차는 확 줄었다. 태국이나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관광객 역시 대지진 이전 수준으로 회복 중이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얘기만 나오면 “불가사의하다”며 한숨짓는다.
지난 1월 방한한 미조하타 히로시(溝畑宏) 관광청 장관이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한국 대학생들을 피해지역으로 데려가 ‘복구와 부흥의 현장’을 보여주는 등 일본 정부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다. 그래서 일본 관광청은 한국인들의 방사능 공포증을 해소시키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일본은 위험하다’는 인식을 깨지 않는 한 반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의 한 광고 기획사 조사에선 ‘지금 일본 관광을 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국내 거주 한국인의 26%만 ‘그렇다’고 답해 59%가 ‘그렇다’고 답변한 일본 거주 한국인들과 비교해 훨씬 공포심이 강했다. 또 83%가 일본 관광을 원하지만 식품과 공기 중에 섞여 있을지 모를 방사능 물질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관광청 관계자는 “방사능 위험 지역은 후쿠시마(福島) 원전 주변 등 극히 한정돼 있고, 식품에도 문제가 없다는 점을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