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명동에서 사라진 일본인 여대생 A씨(21)에 대한 경찰의 실종 수사가 사실상 종료됐다. 신고 접수 약 한 달 만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21일 “A씨가 납치 등 범죄에 의해 실종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며 “의사 결정 능력을 갖춘 성인의 가출사건에 대해 경찰이 개입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부터 전국 호텔의 폐쇄회로TV(CCTV) 자료를 확보해 A씨의 소재를 파악해 왔다. 화면에 나타난 A씨는 대부분 연인으로 보이는 남성과 함께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납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통화 및 신용카드 사용내역 분석을 통해 A씨의 동선을 추적했다. 이후 경찰은
현재까지 약 20건의 CCTV 자료를 확보·분석한 뒤 A씨의 자발적인 잠적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화면에 나타난 A씨는 동행 남성과 손을 잡기도 하는 등 억지로 끌려 다닌다고 볼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현지 호텔 목격자 진술도 함께 들은 뒤 강제납치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A씨가 이달 중순 동행 남성과 함께 찍은 동영상 메시지를 일본에 있는 부모에게 보낸 사실이 경찰의 수사 종료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경찰은 A씨 부모와 일본영사관 측도 A씨가 납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수긍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신변과 관련해 판단을
뒤집을 만한 결정적인 정황이 나오지 않는 이상 추적작업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26일 한국에 입국한 A씨는 지난달 6일 숙소였던 서울 명동의 한 관광호텔을 나간 뒤 종적이 끊긴 상태다. 앞서 A씨는 지난 9월 19일부터 3일간 어머니와 함께 서울관광을 하던 과정에서 한 남성을 알게 됐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최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