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게이샤의 추억
게이샤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사케와 함께 안주로 닭꼬치를 즐기고 있다. 손님을 접대하는 와중에
잠깐 짬을 내 여유를 즐기고 있다.
1900년대 일본 메이지시대의 게이샤는 어떻게 살았을까. 서구에 널리 알려진 메이지 시대의 게이샤는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이다. 2005년 미국에서 개봉된 `게이샤의 추억`이란 영화에서도 게이샤는 화려하지만 사랑은 이루지 못하는 비극적 인물로 묘사된다. 이런 특징 때문에 많은 예술가들에게 게이샤는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 돼 왔다.
위는 통에 향유를 담아 몸을 적시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게이샤. 아래에서는 게이샤 2명이 수작하고
있다. 삼발이로 받쳐진 사진기나 와인같이 생긴 양주병들로 보아 서양문화가 게이샤들 사이에 이미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 게이샤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이 대방출됐다. 중국 군사전문사이트 미루왕은 100여 년 전 일본의 메이지시대로 추정되는 시기의 게이샤와 무희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서양인이 촬영했으나 작가는 미상이다. 깔끔하지는 않지만 채색문화 중심의 일본 사진답게 손으로 하나하나 채색돼 있다. 사진 속에서 일본 게이샤는 샤미센이라는 전통 악기를 들고 있다. 당시 게이샤는 창부와 구별돼 `기예를 계승한다`는 자부심을 가졌다. 목욕 문화, 주류 문화, 복식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장면까지 다양하다. 서양문물도 상당히 보급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 서양식 의자와 카드놀이 장면이 눈에 띈다.
다소 통통하면서 눈이 작은 동양식 미인이나 기모노와 색조화장으로 꾸며진 앳된 외모 너머로 슬픈 자화상도 엿보인다.
이원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