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3월 22일 (화) 00:05 경향신문
항공기 승무원·선원들 “일본행 싫어”
대한항공 승무원 김모씨는 최근 비행 스케줄표를 받고 분통을 터트렸다. 일본 영공을 통과하다 보면 방사성물질에 오염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한데 연차가 낮은 승무원들만 계속 일본행 비행 스케줄이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는 방사성물질 오염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대응지침도 내리지 않고 있다. 근무경력이 많은 사무장들은 일정변경이라도 할 수
있지만 연차가 낮은 김씨 같은 경우는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본 원전 폭발의 직접적 피해지역과 일본 정부가 정한 비행금지구역은 운항하지 않고 있다"면서 "운항 자체를 중단할 수는 없어 일본에 도착한 승무원들은 바로 돌아올 수 있도록 '퀵턴'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사정은 더 열악하다. 아시아나 노조는 회사 측에 도쿄·하네다 노선 운항편수를 줄이고 나고야·오사카 노선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기내에 비방사성 요오드를 비치해줄 것도 요청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수정 노조위원장은 "승객들은 마스크라도 쓸 수 있지만 승무원들은 맨얼굴로 일본에 내려야 한다"며 "회사가 승무원들을 보호해주지 않으면 누가 보호해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선원들도 방사성물질 누출 피해를 우려해 일본행 선박 탑승을 꺼리고 있다. 일본에서 제조한 조선·철강제품을 한국에 실어나르는 ㅅ상선의 경우 에히메현 가시마 지역에
공장이 몰려 있어 일본과 부산을 오가야 하지만, 선원들이 "원양어선을 타면 탔지, 일본은 가지 않겠다"고 해 출항을 못하고 있다.
선원들은 방사성물질 누출 시 배 표면 전체가 노출되는 데다 화물을 옮기는 과정에서 방사성물질이 자연스럽게 몸에 묻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ㅅ상선 김모 사장은 "가시마에 정박하지 않고 방사능 피해로부터 안전한 오사카까지만 가자고 해도 아무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회사는 결국 운항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 류인하 기자 >
아시아나항공 사정은 더 열악하다. 아시아나 노조는 회사 측에 도쿄·하네다 노선 운항편수를 줄이고 나고야·오사카 노선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기내에 비방사성 요오드를 비치해줄 것도 요청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수정 노조위원장은 "승객들은 마스크라도 쓸 수 있지만 승무원들은 맨얼굴로 일본에 내려야 한다"며 "회사가 승무원들을 보호해주지 않으면 누가 보호해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선원들은 방사성물질 누출 시 배 표면 전체가 노출되는 데다 화물을 옮기는 과정에서 방사성물질이 자연스럽게 몸에 묻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ㅅ상선 김모 사장은 "가시마에 정박하지 않고 방사능 피해로부터 안전한 오사카까지만 가자고 해도 아무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회사는 결국 운항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 류인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