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네현 봉사활동 후기 / 송세진 (민족사관고등학교)

 

시마네현 봉사활동 후기 / 송세진 (민족사관고등학교)

 

8월 3일부터 10일까지 7박 8일간 깨끗한 해안을 위한 청소년 봉사활동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을 다녀왔다 무더운 여름, 일본은 한국보다 더 덥고 더 습했지만 나의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내게 해준 소중한 추억이고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일본에 가서 느낀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봉사활동을 하고 쓰레기 처리시설 등을 돌아보면서 느낀 점과 홈스테이 가정과 일본 학생들과 함께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봉사활동은 8월5일 6일 이틀 간 이루어졌다.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단 훨씬 짧은 1시간 안팎이었지만 워낙 더운 날씨였고 해변이다 보니 햇빛도 더 강하고 공기도 더 습해서 힘들었다.

우리가 사전 교육을 받았을 때는 정말 쓰레기가 둑처럼 쌓여있었고 많아 보였는데 그렇게 쓰레기가 많이 밀려오는 것은 겨울철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쓰레기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정말 한글이 써있는 우리 쓰레기들이 떠 밀려 와 있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였고 정말 가까운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볼 수 있었던 것은 캔이나 플라스틱 주방 세제 통, 스티로폼 같은 것들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소화기 같은 무거운 것도 볼 수 있었다. 소화기라니 정말 신기했다. 생각보단 한국 쓰레기들이 많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또 다시 기회가 있다면 겨울에 한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 문제란 역시 전세계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세상은 생각 보다 좁고 지구는 세계인이 함께 사는 곳이다. 브라질의 아마존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브라질만의 문제가 아니고, 중국의 사막화 현상이 중국의 문제가 아니고, 북극의 얼음이 녹고 있는 것이 북극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환경문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노력해 나아가야 하고, 그것을 벌써 느낀 사람들이 함께 모여 기후변화협약 등을 계속 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매우 가까운 나라이고, 해안에 쌓이는 이런 쓰레기 문제들은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서로 오해가 생길 소지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한 일 양국이 힘을 합쳐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캠페인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이러한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이를 해결 하기 위해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는 것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정하고, 바다를 깨끗이 하기 위해 해양 청소 요원들을 투입한다던가 시민들이 직접 봉사활동 형식으로 참여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본에서 두 세 곳 정도의 쓰레기 처리 시설을 방문하였는데 정말 놀라웠다. 쓰레기 처리 시설이라는 이름과는 대조적으로 매우 청결한 시설이나, 정형화된 시스템의 도입으로 지저분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으면서 오히려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 갔던 곳에는 사람들이 쓰지 않지만 재활용 할 수 있는 물건들을 모아서 고쳐서 일년에 두 번 조금 싼 가격에 파는 clean piece라는 코너가 있었다. 진짜로 가구를 다듬으시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정말 신기했고 고쳐서 다시 아름답게 태어난 상품들도 다 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직접 유리조각으로 팬던트도 만들었는데 나는 예쁘게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쓰레기 매립하는 곳에 갔을 때 그 설명하시는 센터장님이 매우 유머 있는 쾌활한 분이셔서 재미있었다. 쓰레기 매립도 일본답게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쓰레기를 쓰레기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하면 다시 쓸 수 있는 또 하나의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깨끗한 이미지로 널리 알려진 일본이라는 나라가 그런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본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사활동을 할 때 정말 해안을 청소했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일본 학생들과 함께 했다는 것이 또 재미있었다. 이즈모니시고등학교에서 해안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부활동으로 하고 있는 학생들이었는데 나는 일본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일본 학생들과 더듬더듬이나마 이야기하면서 하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둘째 날 함께 했던 두 학생인 유나와 미유키는 내가 일본의 문화나 연예인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서 신기해했다. 또 동방신기의 영웅재중을 좋아한다고도 말해 주었는데 정말 가까운 나라구나, 이런 것도 다 일종의 문화교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2박 3일간의 홈스테이는 내가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좋아한 체험이었다.

 

나는 정완이와 함께 홈스테이를 가게 되었는데 정완이는 일본에서 1년간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일본어를 매우 잘했다. 그래서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지냈기 때문에 무척 많은 것을 나눌 수 있었다. 처음에 우리를 데리러 오신 분은 소다상이라는 분이신데 첫인상은 약간 무서워 보여서 걱정이 되었다.

 

나는 깔끔하고 꼼꼼한 숙녀가 아니고 지저분하고 칠칠 맞은 학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2박 3일을 지내고 나니 정말 소다상이 가장 좋은 어머님이셨다고 생각한다. 원래 우리가 지내는 집에 계시는 할아버지가 수술을 하시고 할머니는 조금 거동이 불편하시기 때문에 그 할아버지의 여동생인 소다상께서 우리를 데리고 다녀주신 것이었다.

 

소다상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배려해 주셨고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게 해주셨고 사진도 많이 찍어주시고 선물도 정말 많이 주셨다. 우리가 가서 묵은 집은 일본 전통 집으로 이층 집이었는데 스시에 회에 정말 화려하게 차려주셔서 배불리 먹었고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정말 좋았다. 첫날은 쇼핑센터에서 간단히 쇼핑을 하고 일찍 들어가 저녁을 먹는 것으로 일과를 마무리 했다.

 

둘째 날 아침에는 집 주인이신 할머니의 제안에 따라 블루베리 농장에 체험을 갔다. 따서 바로바로 먹고 또 딴 것을 우리에게 다른 친구들과 함께 먹으라며 사 주셨다. 블루베리가 몸에 좋다고 한국에서도 유행인데 그렇게 배불리 먹고 따고 정말 재미있는 체험이었다. 블루베리에도 여러 종이 있어서 단 것도 있고 신 것도 있었는데 한꺼번에 입에 넣어서 두 가지 맛을 어우러지게 해서 먹으라는 것이 농장 주인 아저씨의 추천이었다.

 

오후에는 여러 곳에 갔는데 먼저 메노우노타마라는 행운을 가져다 주는 유명한 돌이 있는데 그 돌로 만들어진 기념품 같은 것을 파는 곳에 가서 소다상이 정완이와 나한테 핸드폰고리를 하나씩 사 주셨다. 그리고는 일정식을 먹으러 유명한 일류 일식집에 갔다.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았지만 한눈에 봐도 비싸고 고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다상은 우리가 얼마 안 먹는다고 걱정을 하셨지만 우리는 나름대로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야에카키신사라는 곳에 가서 그 신사 안의 연못에 그 신사에서 100엔에 파는 종이를 올려 놓으면 행운의 글귀가 나타나는데 그 위에 또 동전을 얹어 놓아서 가라앉는 속도에 따라 인연이 얼마나 길고 짧느냐 하는 것을 재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사카이미나토거리라는 ‘게게게노키타로’라는 만화영화 캐릭터 동상들이 곳곳에 있고 그 캐릭터들 관련 상점들이 줄지어 있는 거리에 갔다. 더워서 힘들었지만 중간중간 가게에 들어가서 쉬면서 즐겁게 둘러보았다.

 

소다상이 더운 여름날 우리를 따라서 쫓아다니시느라고 정말 수고하셨다. 그리고 이치바타전차라는 유명한 전차도 탔는데 특별히 소다상이 부탁해서 차표를 가질 수 있게 해주셨다. 정말 좋은 추억이었다. 그리고 일본 3대로 손꼽히는 신지코호수의 석양을 보고 맛있는 저녁을 먹고 예정보다 늦게 집에 도착했다. 계속 차로 이동하는 동안에 소다상과 즐겁게 많은 대화를 나눈 것도 가장 좋았던 것들 중 하나에 속할 만큼 소다상이 너무 너무 좋았다.

 

함께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즐겁게 해주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을텐데 감사하다는 인사를 제대로 못 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뿐이다. 모든 것이 정말 새롭고 즐겁고 재미있었고 꼭 다시 찾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졌다. 교류파티를 하고 마지막으로 헤어질 떄에는 정말 눈물이 날 뻔했다. 소다상도 눈물이 나니까 어서 들어가라고 계속 그러셨는데 정말 보고싶다 꼭 다시 일본에 가면 찾아 뵙고 싶다. 정말 즐겁고 보람있는 7박8일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